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26일 전날 치러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독일간의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석패한 소식을 일제히 1면머리기사에 올렸다. 신문들은 일본대표팀이 8강진출에 실패했을 때와 비슷한 크기로 `한국 결승에는진출못해'라는 제목을 뽑고, 사회면과 스포츠면 등에 해설기사 및 한국의 표정 등을곁들여 크게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월드컵 개막전에는 `일본만 16강에 올라가면 어떻게 되느냐'고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국은 16강에 머문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또 "한국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성원은 일본에는 없는 강렬한 것이었다"면서 "대표팀은 이런 성원을 `압박'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대'로 받아들였으며, 결국 성원에 보답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은 아시아국가로 첫 결승진출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승부혼'을 보여줬다"며 "한국 축구는 역시 정신력이 강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한국에서 축구는 `민족의 자존심'이며, 일제 식민지시대 한반도에있던 사람들은 축구로 일본인을 제압하는 것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했다"면서 "한국선수들의 승부에 대한 집념은 이런 역사와도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요미우리 신문은 `빨간 투지 최후까지 밀어붙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완전연소할 때까지 독일을 밀어붙였다"며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시아의 첫 4강진출 쾌거는 결코 빛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국팀의 투혼을 평가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