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역이 25일 환호와 열광에 빠져들었다. 점심시간을 연장하며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한국전을 시청하던 대부분의 독일 국민들은 결승진출이 확정되자 폭죽을 터뜨리며 '12년 만의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특히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3천여명의 시민들은 골을 성공시킨 '발라크'를 연호했고, 일제히 쏟아져 나온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독일의 승리를 축하했다. 또 젊은이들은 오픈카를 타고 'FINALE'(결승)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회사원인 한스 모르겐씨는 "독일팀이 대폭적으로 세대교체를 단행, 당초 16강에 올라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며 기뻐했다. 독일 언론들은 자국의 결승 진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브라질을 꺾고 틀림없이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주(駐)독일 대사관 문화홍보원 강당에서 공동 응원전을 펼친 교민들은 "결승 진출이 좌절돼 아쉽다"면서도 "한국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잘 싸웠다"고 서로를 위로했다. 김승홍 글뤽아우프협회 회장은 "4강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다. 우리 선수들은 잘 싸웠고 우리는 원없이 응원했다"고 말했다. 임창순 주독 공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애국심이 고양되고 교민사회가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관전하기 위해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차기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은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도 일본을 방문하기로 확정돼 있어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결승전을 관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를린=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