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한국의 파죽지세가 4강에서 멈춘 것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한 만큼 후회 없는한 판이었습니다." 홍콩섬 노스 포인트의 하버 플라자 호텔에 모인 한국 교민들은 한국 대표팀이독일에게 0-1로 끝내 무릎을 꿇자 장탄식을 하면서도 이구동성으로 "잘 싸웠다"는반응을 보였다. 경기 시작 2시간 여 전인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6시)쯤부터 하나 둘, 호텔 대연회장으로 모여 1천200여 좌석을 가득 메운 교민들은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니, 벌써!"를 외치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모두 일어나 '대~한민국' 구호 등을외치며 박수로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위로했다. 중소형 호텔들이 몰려 있는 홍콩섬 코즈웨이 베이의 호텔바와 센트럴 란콰이폰의 선술집들에서도 한국 교민들과 독일 교민들의 응원 대결이 벌어졌다. 카오룬(九龍)반도의 홀리데이 인 호텔과 엠파이어 호텔 등에 모인 교민 100여명씩도 붉은 T-셔츠 차림에 이마 등에 태극기 스티커를 붙인 채 모여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의 함성을 지르며 거리를 활보, 홍콩의 밤거리를 붉게 물들였다. 0...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디스커버리 베이의 마리너 클럽에서는 한국교민이나 한국 여성들과 결혼한 외국인 등 100여명이 40여명의 독일 교민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쳤으며, 기타 국가 출신의 서양인 10여명도 한국의 사물놀이팀들과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 응원팀에 가세했다고. 코즈웨이 베이의 쓰촨(四川) 요리 전문점인 라오쓰추안(老四川)에서도 쓰촨성출신 중국인 10여명이 모여 목청껏 한국팀을 응원, 눈길을 끌었다. 식당 주인인 토니 우(吳)씨 부부는 "한국팀이 아시아에서 월드컵 4강까지 오른 것은 중국인 뿐만아니라 아시아인 전체의 자랑인 만큼 한국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헨리 보욱 폭 변호사(홍콩)와 쓰촨 출신 사업가인 부인다이애너 두어 양(楊)씨는 "우씨 부부가 함께 모여 한국팀을 응원하자고 제의, 고향사람들을 끌어 모았다"면서 "경기에는 졌지만 한국팀이 정신력에서 앞섰던 만큼 한국이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IT 계통의 사업에 종사한다는 앨런 스쿨리(29)씨는 한국인부인 및 외국인 친구들과 하버 플라자의 교민 응원단 틈에 섞여 한국팀을 응원. 그는 "비록 졌지만 한국팀의 기량이 아주 훌륭하고 경탄스럽다"고 말하고 유럽팀들이그동안 숱한 '편파 판정' 논란을 일으킨 것과 달리 "이탈리아 등은 그동안 편파 판정으로 많은 득을 본 팀이며 스페인과의 경기 판정은 대체로 공정했다"고 평가하기도. 0... 총영사관 직원 및 가족들과 함께 '붉은 악마' 복장 차림으로 목청껏 태극전사들을 응원한 강근택 홍콩 총영사는 "허전한 마음이 없지 않다"고 전제, "하지만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꺾은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인 독일과 끝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은 무척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순정 한인회장은 "막상 지게 되니 섭섭하고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태극전사들이 최선을 다해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홍콩 미디어 대부분이 이렇게 찾아와 한국 교민들을 열심히 취재하는 것만봐도 이번 월드컵을통해 한국 교포사회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 0... 이날 홍콩 신문과 방송들은 70년대 부동의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약한 변호영 홍콩한인회 부회장을 둘러싸고 보도 경쟁을 펼치기도.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성도일보, 태양보 등 홍콩 미디어들은 경기 시작 한 시간 여 전부터 변부회장 및 교민들을 상대로 '4강 진출 반응' 등을 취재하기도. 이들은 경기 종료 후 변 부회장에게 몰려 들어 관전평을 들었으며 변 부회장은"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한국팀이 끝까지 잘싸웠다"며 한국 선수들의선전을 치하했다. 변 부회장은 기자들의 '편파 판정' 여부에 언급, 후반전 실점 직전 안정환을 뒤에서 발로 가격하는 등 '퇴장감'인데도 경기를 진행시킨 주심의 판정등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0... LG 상사 홍콩 지사의 남상모 과장은 "주심도, 부심도 모두 유럽 사람이었다"면서 "한국과 유럽의 대결 구도로 치러진 경기"에서 심판들이 수 차례 독일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 것을 꼬집기도. 홍콩섬 타이쿠싱 지역에서 4가족 18명이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는 남 과장은 그러나 "한국팀은 평균 신장이 6㎝, 다리 길이가 평균 3㎝씩 짧은 열세에도 불구 끝까지 대등하게 싸워준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제닉스(주)의 윤기중 대표(49)는 "크게 아쉽지만 4강에 올라간 것만해도 무척자랑스럽다"고 말했으며 부인 박영숙씨는 "(실점 당시) 골대 앞에 한 선수만 있었더라도 이렇게 어이없이 지지 않았을텐데.."라며 석패를 아쉬워하기도.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