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의 비디오방과 가게 맥주집(속칭 가맥집) 등이 월드컵 준결승 한-독전의 새로운 응원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거리응원이 계속되면서 수많은 군중이 운집하는 거리응원의 번잡하고 열띤 분위기와는 달리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술 한잔을 곁들이며 차분히 응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룸에 대형TV가 설치된 전북대 옛 정문 주변 비디오방 20여 곳은 이같은 분위기를 충족시킬 수 있어 2-3일 전부터 예약이 밀려들어 25일 오전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다. 평소 2인 기준 7천원인 방값이 1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으나 예약이 취소되기를 기대하는 학생들이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다. 이들 비디오방은 에어컨을 갖춘데다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연인들에게는 최적의 응원장소로 꼽힌다. 또 가게 맥주집은 직장인들의 응원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주시내 상당수의 가맥집이 월드컵 기간 대형 멀티비전을 임대해 설치하자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 들고 있다. 직장인들은 골이 터져 기분이 좋거나 한국팀의 플레이가 풀리지 않아 애가 탈때마다 맥주를 마시며 테이블마다 경쟁적으로 응원전을 펼쳐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도 한다. 전주시 효자동 가게 맥주집 주인 김모(47.여)씨는 "아침부터 여러명의 직장인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 10여명이 응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면서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평소의 4배나 되는 80박스 가량의 맥주가 팔린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