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판정시비에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음모론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블래터 회장은 24일 발표한 공식성명을 통해 "(개최국인) 한국을 봐주려는 음모가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모두 거들떠 볼 필요도 없는 것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동안 한국-이탈리아 16강전,한국-스페인 8강전 등 공교롭게도 한국이 승리한 경기에서 패한 팀이 심판 판정문제를 시비삼아 일각에서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는 등의 음모론이 제기돼 왔다. 한편 블래터회장은 25일 한국-독일전 관람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기 앞서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은 한국의 선전"이라며 4강에 오른 한국축구를 극찬했다. ○…FIFA가 이번 월드컵에서 불거진 심판 판정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페널티지역내 행위의 잘잘못만 집중적으로 가리는 '제4심'(fourth official)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스포츠는 25일 스위스 스포트 인포메이션통신의 보도를 인용,제프 블래터 회장을 비롯한 FIFA 수뇌부들이 4심제를 도입하자는 프랑스 축구영웅 미셸 플라티니 FIFA 집행위원의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했다. 4심제 도입안은 네번째 심판이 부심과 달리 사이드라인이 아니라 골문 바로 뒤쪽에 자리잡아 페널티킥 상황,시뮬레이션,문전 오프사이드 등 미묘한 판정시비를 가려내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마스타카드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축구 황제' 펠레는 25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판이 있었지만 특정팀을 편든 것은 아니었다"며 "TV를 통해 반복 화면을 보고 비난하긴 쉬우나 심판이 경기장에서 뛰면서 판정할 때는 순간적인 실수가 일어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판이 실수를 많이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팀을 편들거나 피해를 주려고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펠레는 월드컵만큼 모든 사람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가 없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한국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잘 싸웠기 때문에 앞으로는 세계의 이목이 쏠려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국내 리그를 활성화하는 등 2006년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붉은악마의 응원에 대해,"응원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줬다"며 "붉은 색 대신 노란 색을 쓴다는 점이 다를 뿐 브라질의 응원 열기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6·25전쟁때 참전했던 네덜란드의 노병(老兵)들이 25일 열린 한국-독일전에서 네덜란드출신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에 동참했다. 슈케르망스 얀(73) 등 대부분 70대 노인이 된 네덜란드 참전병사들은 6·25 52주년을 기념해 방한,때마침 열린 월드컵에서 TV중계를 보며 응원을 하게 된 것. 그는 "50년 전과는 너무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네덜란드인인 히딩크 감독을 한국인이 그렇게 좋아한다니 우리도 그에게서 참전한 보람을 작게나마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리.정지영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