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승리의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다크호스' 터키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을 앞두고 양팀 공격과 수비의 핵심 선수간 정면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조별리그 C조 개막전에서 브라질이 터키에 개운치않은 역전승을 거둔 뒤 다시 만나게 돼 피와 살이 튀는 혈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팀 주력 선수들이 비장한 각오로 두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공격 위주의 승리 방정식을 세워놓은 브라질과 강력한 수비로 버티다 기습을 노리는 터키의 작전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어 이들 '키 플레이어'의 대결은 더욱 주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양팀 공격과 수비의 핵인 히바우두-알파이 외잘란, 일한 만시즈-루시우의 대결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히바우두(FC바르셀로나)-알파이 외잘란(아스톤빌라) 가장 큰 관심이 쏠려있는 대결로 승패의 향방이 이곳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5경기 연속골을 넣은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와 수비의 힘으로 4강에 오른 터키의'수비의 핵'이 펼치는 맞대결로도 이미 흥행 보증수표이지만 브라질의 석연찮은 1점차 승리로 끝난 조별리그 개막전을 기억한다면 더욱 흥미롭다. 이날 알파이는 1-1이던 종료 3분전 페널티지역 밖에서 루이장의 옷을 잡아당겼으나 주심은 페널티킥 선언과 동시에 두번째 경고에 이은 퇴장 명령을 그에게 내렸고, 이때까지 알파이에게 막혀 꼼짝못했던 히바우두가 페널티킥을 차넣어 터키에 1-2 패배를 안겼던 것. 또한 히바우두는 오른쪽 코너에서 하칸 윈살이 찬 공에 다리를 맞고도 과장되게 얼굴을 감싸며 나뒹굴어 윈살의 퇴장까지 유도, 터키 선수들의 공분을 샀다. 패배의 원흉이 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렸던 알파이는 이후 복수의 날만을 손꼽아오다 드디어 그날이 다가오고야 만것. 히바우두의 입장에서는 호나우디뉴의 결장이 매우 부담스럽다. 호나우두의 부상이 가벼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3R 편대'의 해체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호나우디뉴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마저 알파이에게 묶인다면 이는 곧 브라질의 공격 루트가 봉쇄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슈팅, 드리블, 패스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만능 공격수' 히바우두와 태클, 패스의 길목 차단, 경기 흐름을 읽는 눈 등 수비수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지닌 알파이의 대결은 승패를 떠나 축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명승부를 선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한 만시즈(베시크타스)-루시우(바이엘레버쿠젠) 부동의 스트라이커 슈퀴르가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진 터키에게 있어 일한 만시즈는 마지막 대안이다. 슈퀴르의 '조커' 역할을 맡았으나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리면서 일약 구세주로 떠오른 그는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마이클 오언에 버금가는 빠른 스피드가 주무기. 또한 지난해 터키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골 결정력 또한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과 비교해 공격력에서 밀리는 터키는 만시즈를 선발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비를 강화해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다가 전방의 만시즈를 이용해 역습을 노린다는 게 셰놀 귀네슈 감독의 구상.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브라질은 만시즈의 봉쇄를 위해 분데스리가 출신의 수비수 루시우를 지목했다. 루시우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오언에게 1골을 헌납했으나 이후 '3백' 수비를 침착하게 이끌며 잉글랜드의 거센 반격을 페널티 지역 밖에서 위기 없이 저지해내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신임을 잃지 않았다. 몸싸움에 강하고 헤딩과 패스 차단 능력도 뛰어나지만 가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허점을 보이고 있어 만시즈가 이 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