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삼성증권)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최고 권위의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2회전에 진출했다.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세계랭킹 95위 이형택은 25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개막된 2002윔블던대회(총상금 1천286만달러) 남자 단식 1회전에서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0위 안드레이 스톨리아로프(러시아)를 3-2(6-3 6-2 4-6 4-6 6-2)로 꺾었다. 지난해 자동 출전해 1회전에서 탈락했던 이형택은 이로써 한국 선수로는 처음윔블던 본선 2회전에 오르며 2000년 US오픈 16강 신화 재현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1,2세트를 따낸 이형택은 발에 물집이 생겨 내리 두 세트를 내주는 등 고전했으나 마지막 세트에서 주도권을 되찾으면서 6-2로 쉽게 세트를 따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형택은 위르겐 멜처(오스트리아)를 3-0으로 꺾은 23번 시드 그렉 루세드스키(영국)와 2회전에서 맞붙는다. 홈코트의 루세드스키는 최근 하향세이긴 하지만 지난 97년 8강까지 오른 전력이있어 이형택의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가 끝난후 이형택은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축구대회에서 황선홍, 유상철 등절친한 대학 선배들의 활약으로 한국을 4강까지 진출시킨 데 힘을 얻어 선전할 수있었다"며 "한국이 독일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에 도전하는 3번 시드 앤드리 애거시(미국)는 세계랭킹 326위 하렐 레비(이스라엘)를 상대로 한수 가르치듯 3-0(6-0 6-4 6-4)으로 완승했다. 부상 때문에 연습 경기를 모두 취소하고 대회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던 7번 시드 피트 샘프라스(미국)는 언제 부상이 있었냐는 듯 마틴 리(영국)을 3-0(6-3 7-6 6-3)으로 꺾고 메이저대회 최다승(13승)의 체면을 살렸다. 한편 여자 단식에서는 언니 비너스와 동반 출전한 2번 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에비 도미니코비치(호주)를 42분만에 2-0(6-1 6-1)으로 가볍게 제치고 프랑스오픈 이후 메이저대회 2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윌리엄스 자매에게 세계랭킹 1,2위와 대회 1,2번 시드를 고스란히 내준 3번 시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도 자네트 후사로바(슬로바키아)를 2-0(6-1 6-4)로 꺾고대회 첫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테니스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는 21번 시드인 타티아나 파노바에게 1-2(1-6 6-4 4-6)으로 패했다. (윔블던 AP=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