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이냐, 유연함이냐." 오는 26일 결승 티켓을 두고 맞붙는 브라질과 터키의 대결은 양팀 사령탑의 서로 다른 스타일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라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53) 브라질 감독이 한번 마음먹은 일은 주변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셰놀 귀네슈(50) 터키 감독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스타일. 스콜라리 감독은 호마리우를 최종 엔트리에 넣어라는 여론의 압력을 "선수 선발은 감독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를 늘려 수비를 보강하라는 조언에도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신념으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귀네슈 감독은 스웨덴과의 지역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패해 본선 직행이 좌절되자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지만 이에 변명하는 대신 플레이오프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유연하게 넘겼고 결국 본선행을 이끌어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또한 극히 부진한 스트라이커 하칸 슈퀴르의 기용 문제에 대해서도 그가 자신의오랜 친구이자 국민적 영웅인 것을 감안하면 재신임을 천명할 만도 하건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힐만큼 명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두 감독의 성격은 이처럼 다르지만 엄청난 부담을 안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점은 비슷하다. `브라질에서 가장 피곤한 직업'인 국가대표 사령탑을 사상 최초의 예선 탈락 위기에서 떠맡은 스콜라리 감독은 팀을 본선행은 물론이고 대회 전 내세웠던 "4강 이상"이라는 목표도 이미 달성했다. 물론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인만큼 우승이 아니면 성에 차지 않겠지만 그를못미더워하던 국민들의 시선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유로 2000에서 8강에 올라 어느 때보다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사가 높은 가운데 지휘봉을 잡은 귀네슈 감독도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히딩크 못지 않은 신망을 얻고 있다. 각기 다른 성격이지만 어려움을 뚫고 이 자리에 나란히 선 두 감독 가운데 누가최고의 무대에 입성할 수 있을지 26일 사이타마경기장으로 시선이 모아진다. (요코하마=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