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팀이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누르고 월드컵 8강전에 오른 쾌거가 뒤늦게 북녘땅에 전파됐다. 북한이 이번 월드컵 대회기간 한국축구팀의 선전을 방송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조선중앙TV가 23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렸던 한국-이탈리아 16강전 주요장면을 녹화중계했다"고 24일 밝혔다. 방송은 남한 대표팀이 54년 (월드컵에) 첫 출전한뒤 한동안 참가하지 못하다 86년부터 5회 연속 출전, 14전을 치르면서 1승도 건지지 못했으나 이번 승리로 선수들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북한방송은 이어 "남조선 팀이 이 경기를 이기고 3단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동안 이번 월드컵 대회의 남측 개최 사실을 언급해오지 않았으나 이번중계에서 "남조선이 자기마당(홈그라운드)에서 1단계 조연맹을 이기고 2단계로 올라가는 목표를 수행했다"고 비록 간접적이나 처음으로 남한 개최를 소개했다. 또 북측에서 좋아하는 빨간 색깔로 온통 치장한 `붉은 악마' 관중들이 외쳐댄 '대~한민국'이라는 응원소리는 경기방송 내내 한번도 내보지 않았으나 관중석 하단에걸린 태극기는 그대로 방송했다. 북한이 이번 월드컵 기간 한국 축구팀 경기를 처음 방영한 이날 녹화방송의 언급으로 미뤄 그동안 TV를 지켜본 북한 시청자들은 3단계가 8강전이라는 사실을 알고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TV는 한국팀이 이긴 스페인과의 8강전도 녹화 중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AGAIN 1966"을 표시하는 카드섹션을 펼쳐 36년전 북한이 영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한 쾌거를 상기시킨 바 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지난 20일 16강 대진표를 보도하면서 15개국만 소개하고 한국을 공란으로 처리해 아쉬움을 남겼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