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 독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는 새로운 심판 배정방식과 오프사이드 규정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종반으로 접어든 2002한일월드컵에서 오심 논란이 계속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수뇌부가 잇따라 심판 및 판정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23일 프랑스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에 뛸 심판을 선발하고 경기에 배정하는 시스템 전반을 면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래터 회장은 "논란이 된 판정의 몇몇 경우는 주심과 부심간 의사소통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한 경기에는 같은 나라 주심-부심 3명이 심판을 맡도록 하는 옛 제도로 회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독일 축구의 `마이스터' 프란츠 베켄바워도 한 때 제안했던 방안으로 블래터 회장은 그동안 최고 수준의 주심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펴 왔었다. 블래터 회장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부심과 주심이 거의 대부분 수기(手旗)로 의사소통하는 상식을 무시하고 월드컵 심판진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폄하해 FIFA 스스로 제 얼굴에 `침뱉는' 것이라는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미셸 젠-루피넨 FIFA 사무총장은 이에 앞서 이탈리아의 한 스포츠 전문지와 인터뷰에서 오프사이드 규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젠-루피넨 사무총장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함에 따라 오프사이드 규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판 출신인 젠-루피넨 사무총장은 "현재 규정에는 최전방 공격수가 수비라인과 동일 선상에 있을 때만 오프사이드를 면할 수 있는데 공격수가 어느 정도는 침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오프사이드 규정이 개정되면 부심들이 더욱 쉽게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젠-루피넨 사무총장은 또 "이번 대회에서 부심들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국제축구연맹은 심판들의 국제화와 기량 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