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4강 진출팀이 가려짐에 따라 대회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설 골든볼(MVP) 후보들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82년 스페인대회부터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해온 골든볼은 골든슈(득점왕)와 함께 월드컵 개인상의 최고 영예. 공식파트너 아디다스의 후원으로 각국 미디어 관계자들이 투표로 선정한다. 통상 골든볼 수상자는 우승팀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승이 곧 MVP의 영예로 연결될 것 같다. 그러나 '98프랑스월드컵에서는 준우승팀인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우승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을 제치고 영예를 차지했다. 준결승 대회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과 독일, 브라질, 터키 4팀에서 4강을 견인한 주축으로 꼽히는 선수는 대략 8-9명 정도. 우선 한국 팀에선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극적인 역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과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거미손' 선방을 유감없이 보여준 골키퍼 이운재를 들 수 있다. 5경기 2실점으로 게임당 0.4실점에 총 17개의 선방으로 철벽방어망을 친 이운재는 MVP는 물론 골키퍼 최고의 영예인 야신상 후보로도 유력하다.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의 관록을 앞세운 카리스마로 수비진은 물론 전체 선수들을 조율하고 힘을 북돋워주고 있는 주장 홍명보도 MVP감으로 손색없다. 독일에는 도움 1위(4개)의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와 현역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이 단연 돋보인다. 발라크는 2골, 4어시스트로 공격을 거의 도맡고 있고 미국과의 8강전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공헌도에서 득점 공동 1위인 팀 동료 미로슬라프 클로세를 앞지르고 있다. 만일 독일이 우승하고 클로세가 골든슈(득점왕)를 차지한다면 골든볼.골든슈를 같은 선수에게 주지 않는 관례에 따라 발라크가 MVP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8강 미국전 전반 결정적인 3차례 선방으로 팀을 구해낸 칸은 야신상과 골든볼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에도 역시 호나우두, 히바우두 `2R'이 골든볼과 골든슈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두 선수 모두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다 팀 공헌도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 브라질이 우승하고 둘 중 하나가 득점왕이 된다면 나머지 한 선수가 자연스럽게MVP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승 확률이 4팀 중 가장 떨어지는 터키에도 이번 대회 최고의 깜짝스타로 떠오른 `빡빡머리' 하산 샤슈와 공포의 `모히칸 헤어' 뷜렌트 다발라가 버티고 있다. 기존의 팀내 최고 스타인 `보스포로스의 황소' 하칸 슈퀴르가 주춤한 사이 두 선수는 4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한 조국을 4강 반열에 올려놓은 기적을 연출한 주역으로 떠올랐다. 조별리그에서 하산 샤슈가 팀을 이끌었다면 16강, 8강전에서는 1골, 1도움으로 두번의 1-0 승리를 일궈낸 뷜렌트 다발라의 활약이 더 돋보여 좀처럼 우열을 가르기 힘들 정도이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