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신예들의 활약 여부에 팀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스트라이커나 노장들이 장기레이스로 인한 체력소모와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로 고전하는 사이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투지, 기량으로 무장한 새로운 해결사들이 돋보이고 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브라질-잉글랜드전에서 브라질을 승리로 이끈 호나우디뉴, '투르크 전사' 터키를 사상 처음 4강으로 끌어올린 일한 만시즈, 스페인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은 한국의 박지성.이천수 등이 바로 그들. 이들중 세계 축구팬들을 가장 열광시킨 선수는 '작은 호나우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호나우디뉴(22.생제르맹). 호나우디뉴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7분 히바우두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후반 5분엔 골문에서 약 35m 떨어진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신기'를 연출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세계 제일의 골키퍼라는 데이비드 시먼은 망연자실했고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경악과 비통에 몸을 떨어야했다. 86년 멕시코대회의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98년 프랑스대회의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등 월드컵이 배출한 '역사적' 신예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순간이었다. 터키의 일한 만시즈(27.베지크타슈)는 나이로 봐서는 '신예'라고 할 수 없으나 팀을 4강으로 이끈 '골든 골'로 세계 축구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일한은 지난해 터키 프로리그에서 21골로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하칸 슈퀴르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전까지 4경기에 교체 출장하고도 골을 뽑지 못했다. 그러나 전 대회 챔피언 프랑스와 스웨덴을 물리치는 돌풍을 일으키며 올라온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 슈퀴르와 교체투입된뒤 연장 전반 4분 위미트 다발라의 도움으로 통렬한 오른발 골든골을 터뜨려 조국을 4강에 올려놨다. 박지성(22.교토 퍼플상가)과 이천수(21.울산 현대)도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큰 역할을 하며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박지성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작렬,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침몰시킨데 이어 스페인과의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서 침착하게 킥을 성공시켜 실축으로 팀을 절망에 빠뜨린 스페인이 자랑하는 신예 호아킨(20)과 대비됐다. 이천수는 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16강전에 이어 8강전에서도 팀이 수세에 몰려 있던 후반 교체 투입돼 위력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스페인 수비진과 미드필드를 흔들어 한국이 실점없이 후반과 연장전을 넘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