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결승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연장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준결승과 3-4위결정전, 결승 등 4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이번 대회 연장승부 경기는 '98프랑스월드컵대회를 뛰어 넘었다. 16강전 8경기와 준준결승 4경기 등 모두 12경기가 열린 22일 현재 연장 골든골 또는 승부차기로 승부가 가려진 경기는 한국-스페인전, 한국-이탈리아전을 포함해 5경기나 됐다. 4년 전 프랑스대회에서는 16강전과 8강전 12경기 가운데 연장 골든골 또는 승부차기로 승부가 가려진 경기가 3경기였고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승부가 더해져 모두 4경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는 한국이 이탈리아를 맞아 0-1로 뒤지던 후반 43분 설기현의 극적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의 골든골로 8강에 올랐다. 또 세네갈-스웨덴전에서는 역시 세네갈이 후반 막판 1-1 동점을 만든 뒤 앙리 카마라의 골든골로 승리했고 22일 열린 8강전 터키-세네갈전에서는 연장 전반 4분만에 터키의 일한 만시즈가 골든골로 0-0 균형에 종지부를 찍었다. 4강 문턱에서 한국에 패한 스페인은 16강전과 준준결승에서 연속으로 승부차기를 벌였는데 한 번은 웃고, 한 번은 울었다. 스페인은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상대의 실축과 골키퍼 카시야스의 선방으로 3-2 승리를 거둬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스페인은 한국과의 준준결승에서는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벌이고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 4번 키커 호아킨이 이운재에 막혀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토너먼트에 오른 한국은 두 차례 연장 및 승부차기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냄으로써 강한 체력과 투지를 바탕으로 한 '뒷심'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4년 전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승부차기에서 져 4위에 그쳤던 승부차기 '한(恨)'을 한국 대표팀을 통해 깨끗이 털어버렸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