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사카 나가이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터키-세네갈의 8강전은 양팀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에서 승부가 갈렸다. 월드컵 8강에 처음 진출한 터키와 세네갈은 양팀 모두 승부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공격보다는 수비에 역점을 두고 극단적인 4-5-1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터키의 원톱인 하칸 슈퀴르와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양 팀 스트라이커들은 이날 집중적인 견제를 받느라 평소 기량조차 발휘하지 못해 경기 양상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보스포로스의 황소' 슈퀴르는 전반 27분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볼을 빠트렸고 이후 숱한 기회에서도 단 한번의 기회를 잡지 못해 골게터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부진한 것은 디우프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와의 개막전과 스웨덴과의 16강전 등에서 현란한 발재간으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던 디우프였지만 이날은 뷜렌트 코르크마즈와 알파이 외잘란의 `더블 마크'에걸려 발목이 꽁꽁 묶였다. 양 팀 벤치가 모두 속을 태우던 중 결단을 먼저 내린 것은 터키의 셰놀 귀네슈감독. 터키는 후반 23분 움직임조차 느려진 슈퀴르를 빼고 `조커' 일한 만시즈를 투입해 승부를 띄웠다. 교체 투입이후 빠른 발을 이용해 세네갈의 문전을 여러 차례 위협했던 만시즈는 마침내 후반 4분 다발라의 센터링을 짜릿한 골든골로 연결시켜 터키를 기적처럼 4강으로 견인했다. 반면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던 세네갈은 믿었던 디우프가 제 역할을 못한 데다 지나치게 수비 위주로 안전운행을 하다 8강에서 아쉽게 돌풍을 마감했다. (오사카=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