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또 하나의 기록을 수립했다.

98년프랑스월드컵대회에서 자신의 조국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을 준결승까지 이끌어 `월드컵 2회 연속 4강 진출 감독'이 된 것.

마치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생활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지도자로서 브레이크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4강진출과 한국의 4강진출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4년전 네덜란드는 충분히 4강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반면 한국은 1회전을 통과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객관적인 분석이었기에 한국의 4강신화는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지략을 대변해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1월 한국땅을 밟았던 히딩크 감독은 치밀한 준비를 했다.

세계적인 흐름에다 한국의 전통스타일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했고 자신의 축구에 맞는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국내 아마추어경기와 프로경기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직접 관전했다.

그리고 국내지도자들의 반발도 많았지만 자신의 축구철학을 굳건히 지키면서 한발 한 발 전진했고 끝내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16년동안 선수생활을 한 뒤 82년 지도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이후 각종 기록을 세우면서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오른다.

86년 네덜란드의 명문 PSV에인트호벤 감독을 맡자마자 네덜란드리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3년연속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거칠 것 없는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88년에는 네덜란드리그와 FA컵을 동시 석권한 데 이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벤피카를 승부차기끝에 꺾고 유럽축구정상에 올랐다.

터키와 스페인의 클럽을 맡아 잠시 주춤했던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96유럽선수권에서 네덜란드를 8강으로 이끌었고 '98프랑스월드컵에서는 4강에 올랐다.

이후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올랐으나 실패한 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에 새로 둥지를 틀고 재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4강신화를 일궈내 다시 한 번 국제축구계에 태풍을 일으켰다.

(광주=연합뉴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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