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스페인 국민은 22일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에 이어 승부차기로 52년만의 4강 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언론과 열성 축구팬들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스페인 공격수들이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쳤고 이날의 `역사적'인 승부가 골든 골이 아니라 운이 많이 작용하는 승부차기로 운명의 명암이 갈린탓 인지 16강전에서 한국에 패배한 이탈리아에 비해 흥분과 비판의 강도는 높지 않았다.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전국 주요 도시는 시민 대부분이 휴일을 맞아 아침식사를 거른채 집과 단골 카페에 모여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바람에 한산한 모습이었다. 광주구장에서 대한국전을 생방송으로 중계한 `안테나 3'는 경기 종료후 프로축구팀 감독들과 대담을 통해 스페인팀의 패인을 분석했다. 명문 데포르티보 팀의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이 시종 우세한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호아킨과 모리엔테스의 득점이 무효가 됐으며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팀 선수들이 경기종료 후 심판에게 항의를 한 것은 그럴만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오늘 경기에서 부심의 판정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오심' 논란이 제기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기 후 이 방송은 카마초 감독이 부심의 판정의 항의하는 표시로 오른팔을 하늘로 치켜들며 항의하는 모습을 연이어 내보냈다. 또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골게터 라울 선수가 벤치에서 일어나 동료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안타까워 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방영했다. 일부 열성 축구팬들은 스페인이 한국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레알 마드리드'팀 전용구장 주변의 거리카페에 집결했다. 이들은 스페인의 4강 진출이 확정되는 대로 승리를 자축하는 명소인 `시벨리우스 광장'으로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4강 진출이 좌절되자 패배의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