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줄 모르는 `폭주 기관차' 한국축구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고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일궜지만 `개최국 프리미엄'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판정 시비가 일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길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축구는 본선 사상 첫 승리와 16강, 8강 진출 등 잇따라 기적같은 쾌거를 일궈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급기야 믿기지 않는 4강신화를 엮어내고야 말았다. 그러나 이같은 영광의 순간 뒤에는 한국에 덜미를 잡힌 강호들의 편파 판정 제기가 잇따라 승리의 기쁨과 함께 씁쓸한 맛을 느끼게했고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선수들은 "편파 판정을 불식시키는 멋진 승리를 엮어보자"고 다짐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서 2명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 속에 아쉽게 16강 진출이 좌절된 포르투갈 선수들은 경기도중 앙헬 산체스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판정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또 자신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던 심판을 가격했다는 혐의를 받은 주앙 핀투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잠정적인 출장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16강전에서 한국에 패해 우승후보의 자존심을 구긴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의 편파 판정 의혹 제기는 더욱 강력했다. 일부 이탈리아 언론은 연장 전반 토티에게 2번째 옐로카드를 빼들어 퇴장시키고 연장 후반 톰마시에게 오프사이드를 적용, 골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개최국인 한국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 이탈리아가 탈락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더구나 8강행 주역인 안정환은 이탈리아 페루자팀으로부터 모욕을 들으며 방출돼 한동안 마음고생을 하면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편파 판정 시비를 씻어내기 위해 선수들은 이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그라운드를 내달렸으나 끝내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이날 경기 주심으로 나선 이집트 출신의 가말 간두르 심판은 그동안 불거져온 판정 시비을 의식한 듯 경기 초반 오히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가혹하리만큼 철저하게 파울을 불었다. 그러나 스페인 선수들이 공격하는 상황에서 선심들이 항의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반칙과 골라인 아웃을 선언했고 결국 스페인 카마초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하프타임과 경기가 끝난 뒤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당히 겨뤄 이기고도 `개최국 프리미엄'의 수혜자라는 논란과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은 경기에서 온갖 시비를 말끔하게 날려버리길 팬들은 소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