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4강전을 치르게 될 독일은 공격보다는 수비가 돋보이는 팀이다. 주전들의 평균 키가 184㎝로 공중볼 다툼에 능하며 긴 다리를 이용한 태클이 일품이다. 게다가 `전차군단'이란 별칭에 걸맞게 큰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힘으로 거친 몸싸움을 구사, 정면대결은 절대 피해야 한다. 대회 초반부터 일관되게 3-5-2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수비= 뭐니뭐니해도 이번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는 올리버 칸의 방어능력이 독일수비의 결정판이다. 칸은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을 갖추고 있고 몸이 유연해 어느 각도의 슈팅도 걷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본선 1라운드에서 단 한골만을 내줬으며 16강전 이후에는 파라과이, 미국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방어했다. 수비진에는 크리스토프 메첼더, 토마스 링케가 좌우에 포진하고 상대에 따라 노장 수비수 라멜로브와 제바스티안 켈이 교대로 중앙 수비를 맡는다. 여기에 크리스티안 치게, 디트마어 하만, 베른트 슈나이더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체구가 큰만큼 움직임이 둔해 간혹 양쪽 날개가 뚫리는 경향이 있지만 장신 수비수 사이에서 헤딩슛을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노련미에서 나오는 상대 공격수들의 길목차단도 독일이 4강에 오르는 밑거름이됐다. ▲공격= 현재 5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로슬라프 클로세가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며 193㎝의 장신 양커와 스피드가 뛰어난 노이빌레가 교체 투입된다. 그러나 클로세나 양커는 드리블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나지 않아 주로 골문 근처에서 헤딩찬스를 노리며 실질적인 공격조율은 독일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가 담당한다. 현재 2골과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중인 발라크는 시야가 넓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일품인데다 슈팅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경계대상 1호다. 양쪽 윙백은 치게와 프링스, 슈나이더가 담당한다. 독일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3골을 터트렸지만 본선 1라운드 E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한 이후 4경기 득점이 5골에 불과하고 그나마 16강 파라과이전, 8강 미국전에서 1-0으로 신승, 보기보다 공격력이 날카롭지는 않다. ▲공략포인트= 일단 공격에서는 스피드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 특히 왼쪽 수비를 맡고 있는 메첼더는 미국과의 8강전에서 볼 수 있듯이 발이 느려 센터링을 자주 허용했다. 송종국과 박지성이 빠른 발로 상대 수비가 정상 수비라인을 갖추기 전에 침투한다면 좋은 득점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앙공격은 라멜로브, 하만 등 노련한 수비수가 많아 잔 패스로 뚫기보다는 과감한 중거리 슛이 유효하며 몸싸움을 이용한 상대 반칙을 유도, 직접 슈팅을 노리는것도 공략법중 하나다. 발라크는 힘이 좋은 유상철과 발빠른 이영표가 교대로 마크하면서 움직임을 둔화시켜 그의 발끝에서 나오는 어시스트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높이에서 열세인만큼 양쪽 날개에서 올라오는 센터링을 막고 투혼이 돋보이는 김태영, 최진철이 상대 공격시 철저하게 클로세를 밀착방어, 헤딩슛의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 독일의 수비가 촘촘한만큼 첫골을 허용하면 전차군단의 족쇄를 풀기 힘들어 어느 경기보다 선취골을 넣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일은 오른쪽 측면으로부터의 크로스패스에 능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것이 수비의 요체다. (서울=연합뉴스)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