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홈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스페인 `무적함대'. 월드컵축구 개막전 우승후보그룹중 하나로 꼽히면서도 정작 뚜껑을 열면 4강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마는 스페인은 지금까지 유독 개최국에는 유난히 약한 전력을 보였다. 스페인이 처음으로 홈팀과 만났던 대회는 1934년 이탈리아월드컵. 스페인은 22일 한국과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4강행 티켓을 놓고 '아주리(Azzurri)군단' 이탈리아와 대결했고 전,후반 90분간 열전을 치르고도 1-1로 승부를 가리지못했다. 당시는 결승 토너먼트에 연장전, 승부차기가 도입되기 전으로 무승부의 경우 다음 날 재경기를 치르도록 돼 있어 스페인은 하루 밤을 지내고 이탈리아와 다시 격돌했으나 0-1로 지고 말았다. 그리고 16년 뒤.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홈팀 브라질을 만났다. 당시 대회는 총 13개 출전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수위 4팀이 리그를 치러 우승팀부터 4위팀까지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잉글랜드, 칠레, 미국과 같은 조에 묶였던 스페인은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조수위를 차지하며 결승리그에 진출했고 결승리그 첫 경기에서는 우루과이와 2-2로 비겼다. 스페인의 결승리그 2차전 상대는 바로 홈팀 브라질. 이 경기에서 스페인은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는 졸전을 벌인 끝에 1-6으로 대패했고 충격 탓인지 결승리그 최종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도 1-3으로 지며 4위에 머물렀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벌여 무릎을 꿇은 스페인 대표팀에는 홈팀 징크스가 뛰어넘기 힘든 `벽'임에 틀림없다. (광주=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