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8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한 21일 영국 전역은 슬픔에 빠져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든 1만2천여명의 축구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졌다. 19세 여학생 레베카 랭필드는 "비극이다. 할말이 없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영국 BBC방송은 "브라질이 잉글랜드의 꿈을 앗아갔다"고 보도했다. BBC는 "잉글랜드팀은 10명이 싸운 브라질팀보다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4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며 "믿었던 데이비드 베컴과 폴 스콜스가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5번째 우승이다." 상파울루의 아베니다 파울리스타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대 잉글랜드전을 시청하던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자 브라질의 월드컵 5회 우승을 기정사실화하며 환호했다. 즉시 브라질 전역은 흥분과 축제의 도가니로 변했다. 리우데자네이루시의 중심가 아이지라 브란도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은 선수 1명이 적은 상황에서도 잉글랜드를 꺾은 사실을 높이 평가하며 '브라질은 천하무적'이라고 외쳤다. 이날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30분에 시작된 중계방송을 보기 위해 브라질 국민중 절반은 밤을 꼬박 새웠다고 AP통신은 전했다. ."4강 진출의 월드컵 꿈이 깨졌다. 하지만 잘 싸웠다." 미국의 ESPN과 CNN은 21일 자국팀이 독일의 전차군단에 1-0으로 석패하자 "미국의 월드컵 돌풍이 멈췄다"며 이같이 전했다. AP통신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 등 대부분의 미국언론들은 "미국팀이 졌지만 신체조건이 더 좋은 독일팀에 맞서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독일팀이 미국을 꺾고 4강전에 진출한 21일 독일 전역은 12년만에 다시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독일 언론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탈락한 가운데 독일이 유럽축구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ZDF방송은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그가 승리의 수훈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프란츠 베켄바워 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은 "미국이 경기를 주도했다"며 "독일이 이긴 것은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철.고성연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