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아이디어 빈곤과 준비부족으로 민주 성지인 도시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22일 광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준준결승전은 광주시에서는 전무후무한 지구촌 이벤트다. 이 경기는 우승후보로 지목된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차례로 꺾어 세계를 경악케한 한국팀이 강적 스페인을 맞아 4강 신화를 일궈낼 수 있을지 지구촌 60억 인구의이목이 집중돼 있다. 한국-스페인전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기자만 500여명이 광주에 집결, 경기 외에도 광주의 모든 것을 통신과 신문,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하는 '취재 월드컵'의현장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만 50만 인파가 몰리고 외국관광객도 속속 도착해 광주가 `세계의 도시'로 뜨고 있다. 경기의 비중상 서울을 비롯한 국내 9개 개최도시를 제치고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광주로서는 큰 힘들이지 않고 도시 이미지를 홍보할 다시 없는 기회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시가 마련한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기존 월드컵 대책을 적당히 보완하는 선에서 대회준비를 하고 있을 뿐 광주를각인시킬 수 있는 독특한 행사나 홍보활동은 한 가지도 찾아볼 수 없다. 월드컵 개막에 앞서 미리 준비한 홍보물을 외신기자들에게 나눠주고 설명하는것이 고작이다. 시 월드컵추진기획단 관계자는 "한국이 낀 8강전은 예기치 못한 일이라 충분한준비를 하지 못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문화예술과에 알아보라"는 식이다. 문화예술과 관계자 역시 "광주를 세계의 도시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하나 한국경기가 갑자기 결정돼 행사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절호의 기회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찾아오지는 않는 법"이라며 "해보겠다는 의욕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간은 충분했다"고 시의 무사안일을 힐책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