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대회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우승국의 윤곽 못지 않게 각국 감독들의 거취도 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감독은 공동 개최국 일본을 사상 처음으로 16강 반열에 올려 놓은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과 에메 자케 전 프랑스 감독,세네갈 돌풍의 주역 브뤼노 메추 감독 등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트루시에 감독은 현재 각국 대표팀과 유럽 클럽팀 등으로부터 감독직 제안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독일에 8-0으로 대패하며 부진을 보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적으로 트루시에 감독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압둘라 왕세자까지 직접 나서 트루시에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국의 한 언론은 트루시에 감독이 프랑스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루시에 감독 본인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앞으로 반년 동안은 푹 쉬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 트루시에 감독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자케 감독에게 추파를 보내고 있으나 당사자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축구협회(FFF) 기술위원인 자케는 2년 전 트루시에 경질설이 나돌았을 때도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정작 자케 자신은 일본 축구를 그다지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 르메르 감독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 대표팀 감독에는 트루시에를 비롯 대표팀 주장 출신인 디디에 데샹(모나코 감독)과 미셸 플라티니의 단짝 장 티가나(프리미어리그 풀햄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세네갈의 8강 돌풍을 이끌어낸 프랑스 출신 브뤼노 메추 감독도 각 나라의 대표팀 감독 제의를 받은 데 이어 프랑스 르샹피오나리그 세당과 터키리그 가지안테스포르 클럽팀 감독직도 제안받아 상한가를 치고 있다. 메추 감독의 거취는 세네갈의 경기가 끝나는 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도 포르투갈 감독 물망에 올라 이목을 끌고 있다. 데일리사커닷컴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령탑 유임,포르투갈 감독,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감독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히딩크 감독 본인은 아직까지 뚜렷한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는 상태. 경질로 가닥이 잡힌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포르투갈 감독의 후임에는 이번 대회 개막 직전까지 남아공 감독을 맡았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거론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