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신화를 이룩한 세네갈 대표선수들에게 유럽빅리그의 스카우트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진출한 세네갈은 그동안 아프리카에서도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등에 밀려 유럽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축구 개발도상국.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배를 받았던 역사관계로 세네갈 대표선수 23명중 21명이 프랑스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빅리그에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전에서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격파해 세계를 경악시켰던 세네갈은 조별리그를 거쳐 16강전에서 스웨덴까지 2-1로 제압하자 빅리그의 스카우트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세네갈 공격의 핵인 스트라이커인 엘 하지 디우프(21)와 미드필드 살리프 디아오(29)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이미 입단 계약을 맺은 상태고 나머지 선수들도 빅리그와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세네갈 대표팀의 주장인 알리우 시세(26.몽펠리에)는 버밍엄과 이적 협상중이고 디우프와 투 톱을 이루는 앙리 카마라(26.세당)와 게임메이커 칼릴루 파다가(25.옥세르), 골키퍼 토니 실바(27.모나코) 등도 스카우트의 표적이다. 이들은 프랑스 리그의 소속팀에서 확고한 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해 그라운드와 벤치를 들락거렸던 신세였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디우프의 걸출한 활약에 빛이 가렸던 카마라는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 골든 골까지 터뜨려 단숨에 축구영웅이 됐고 미드필드의 지휘자인 파디가와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친 실바 역시 월드컵이 끝나면 빅리그 진출이 유력시되고있다. 선수들 뿐만아니라 세네갈의 사령탑인 브뤼노 메추 감독도 연일 상종가다. 메추 감독은 프랑스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클럽에서 감독 제의는 물론 축구 발전을 준비중인 여러 국가에서도 대표팀 사령탑으로 스카우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네갈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스카우트 표적이 되는 것은 뛰어난 재능에다 20대초중반의 젊은 나이, 또한 투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축구공에 인생을 건 세네갈 선수들은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 본선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대가이기도 하다. 영국의 에이전트사인 '던우디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리 파워 스카우트는 "월드컵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전시장"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을 차고 있는 세네갈 선수들에게 한일월드컵은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무대로 남을 전망이다. (오사카=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