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이 이탈리아 소속팀 페루자에서 쫓겨날 것으로 알려지자 사이버공간의 극성팬들도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페루자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영어나 이탈리아어로 항의의 글을 띄웠고 각종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도 안정환을 격려하면서 페루자 구단과 이탈리아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어 자칫 양국 국민감정 악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20일 페루자구단 공식홈페이지(http://www.perugiacalcio.it)의 독자게시판은 루치아노 가우초 구단주의 발언을 비난하는 한국 팬 수백명의 항의와 이탈리아 국내팬들의 감정섞인 대응으로 때아닌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의 한 네티즌은 "수년간 이탈리아 축구팬을 자처해왔지만 이번에 보니 당신들은 정말 나쁜 패배자"라고 혹평했고, 또 다른 팬은 "프로구단으로서 안정환을 방출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런 모욕적인 방식은 곤란하다"고 따졌다. 이탈리아 팬들은 "한국인들은 물러가라"는 격문으로 대응했고, "일본선수 나카타를 스타로 키워놓은데 대한 앙심을 품은 것 아니냐"는 자극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탈리아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 "지금 갖고 있는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 브랜드는 모두 버려라", "이태리 타월은 이럴 때 써야 한다" 등 다소 엉뚱한 분풀이성 발언과 극단적인 표현마저 횡횡했다. 야후코리아 게시판의 'keepon21c'는 '이탈리아는 더 이상 축구강국이 아니다'라는 글에서 "이탈리아의 패배이후 인신공격까지 서슴지않고 마치 복수를 하듯 방출을 발표한 것은 경기에 진 것 이상의 패배"라며 "이탈리아는 심약하고 작은 나라이며 '축구만 잘하는'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ori1200'은 "외국구단에 속한 선수가 그 나라와 경기를 할때는 꼭 몸을 사려야하는가"라며 "자기나라가 졌다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상대팀과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이탈리아인들이 스스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엠파스 게시판의 `madhost'는 "차라리 잘 됐다"며 "출전기회를 주지도 않는 세리에A보다는 더 큰 리그로 가서 뛰어라"고 격려했다. 안정환의 팬페이지인 `클럽 테리우스'에는 페루자를 비난하고 안정환에게 용기를 주는 게시물이 수백건 올랐고, 페루자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싣자는 제안도 잇따랐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네이버 게시판의 lullaby는 "7월부터 벌어지는 K리그에나 관심을 갖자"고 말했고, tmddn11은 "이탈리아나 한국이나 똑같이 불필요한 감정싸움에 빠져있다. CNN투표에 몰표를 던지는 것도 유치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