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0일 페루자 구단주의 안정환 관련 비하발언에 대해 "유치하다"는 한 마디로 일축했다.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과의 8강전을 이틀 앞둔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축구를 망쳤다"는 가우치 구단주의 발언에 대해 "정말 그랬다면 유치한(childish) 발상"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끼리 싸우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한국대표로 나선) 그가 골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한 마디로 우스꽝스럽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또 이탈리아에서 안정환이 펼친 플레이에 대한 구단측의 혹평에 대해서는 "안정환이 여기서 잘하긴 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몸상태가 완전치 못했다"며 "그것은 선수와 소속클럽 쌍방의 책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후 안정환의 진로와 관련해 "어쨌든 그는 이 대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뒤 자기 스스로 진로를 선택할 것이다"며 "만약 내가 충고할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의 공격수 라울에 대해 "젊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춘 그는 매우 영리하며 냉정한데다 상대 수비의 조그만 실수를 놓치지 않는다"며 "부상중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의 출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스페인에는 그를 대신할 선수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히딩크는 또 부상선수들의 상태와 관련, "이탈리아전에서 다친 김남일과 김태영의 상태가 좋지 못하고 박지성도 약간의 부상이 있다"며 "스페인만큼의 휴식시간이 있었다면 회복할 수 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히딩크는 한편 최근 일각에서 한국선수들의 선전이 약물복용에 따른 것이라는 루머가 있다고 하자 "그런 사람들은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열심히 훈련해왔을 뿐이다"라며 일축했다. (대전=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