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8강 상대인 스페인의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이 한국전에 '천재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24.레알마드리드)를 출전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카마초 감독은 20일 울산 서부구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라울이 뛸 수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과의 8강전이 끝이 아닌 만큼 라울이 원하더라도 팀 닥터가 100% 준비가 됐다는 사인을 내리지 않으면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카마초 감독과의 일문일답. -- 라울이 빠질 경우 팀에 미칠 영향과 교체 가능 여부를 말해달라 ▲라울은 분명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만 몸상태가 나쁠 경우 출전시키지 않겠다. 라울이 아니더라도 좋은 선수들이 있으며 이번 한국전이 끝이 아닌 만큼 본인이 출전의사를 밝힌다 하더라도 팀 닥터가 100% 출전 가능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출전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 8강 상대인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회 초반 한국과 맞서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대회 시작후 한국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맞설 수도 있다고 생각해 다른 모든 팀들에 대한 대비를 하듯 한국팀에 대해서도 준비했다. 한국이 강하지만 스페인 역시 큰 꿈과 의욕을 가진 만큼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 히딩크 감독이 스페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데 ▲히딩크 감독은 유럽팀과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상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에게 불리할 것까지는 없다. 또 히딩크가 우리를 잘 알고 있지만 아는 것이 실제 경기의 승리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이 3명의 수비수를 기용하는 팀인데 이에 따라 포메이션을 바꿀 것인지 ▲한국은 유럽 스타일과 다른 전술을 사용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을 바꿀 수 있지만 경기 초반부터 변화된 전술을 사용하지는 않겠다. 히딩크 감독 역시 이탈리아전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큰 변화를 시도해 성공했었다. -- 한국이 약물 등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가공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은 오랫동안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우리 선수들처럼 수많은 경기를 치러 체력을 소진시킨 것이 아니어서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한국팀은 역대 대회에서도 항상 체력으로 승부를 걸어온 만큼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다. -- 이번 한국전에 심판이 부당한 판정을 하리라고 예상치 않는 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판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엄선한 만큼 심판 윤리에 따라 판정할 것이며 4강을 두고 벌이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심판들도 엄정하게 경기를 진행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했는데 스페인의 탈락 우려는 없나 ▲걱정하지 않는다. 월드컵에서는 각자 자기 스타일의 경기를 하지만 운 역시 승부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있다. 행운이 찾아오면 잘 잡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울산=연합뉴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