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시드니올림픽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 이천수, 이영표, 박지성, 송종국 등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했던 국가대표들이 오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한일월드컵축구 준준결승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00년 9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1차전. 당시 한국올림픽대표팀은 올림픽 축구사상 첫 8강 진출을 목표로 했으나 첫 상대인 스페인에 0-3으로 무참히 무너졌다. 이천수와 이영표, 박지성은 당시 선발 라인업. 이천수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선배 김도훈과 투톱을 이뤘으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후반 32분 교체됐다. 수비수였던 박지성과 미드필더 이영표는 더욱 부진했다. 전반 10분만에 첫 골을 내준 뒤 수비라인은 스페인의 파상공세에 힘없이 무너졌고 이어 2골을 더 허용하며 0-3으로 참패했다. 최태욱은 벤치에서 동료들의 참패를 지켜봐야 했고 송종국은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설기현은 올림픽 직전 허리부상으로 애들레이드행 비행기를 타지도 못했다. 남은 경기에서 한국은 2승을 올렸지만 첫 경기의 골득실차 때문에 8강 진출에 실패했고 다음 달 열린 제1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의 사퇴를 비롯해 축구대표팀의 대대적인 개편을 야기했다. 2년이 지난 뒤 이영표와 송종국은 각각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의 좌우 윙백으로 다시 섰고 박지성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로 기량이 급성장, 결정적일 고비에서 '해결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천수 또한 출격만한다면 빠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누빌 준비를 완료했다. 월드컵축구 4강길목에서 맞닥뜨릴 스페인에는 당시 애들레이드에서 맞붙었던 카를레스 푸욜, 에르난데스 사비, 알벨다, 알베르트 루케가 월드컵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올림픽에서 세번째 골을 넣었던 푸욜은 오른쪽 수비수로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어 이천수가 왼쪽 날개로 출전한다면 2년만의 정면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한국의 신예 선수들이 2년만에 찾아온 대결에서 멋지게 설욕할 수 있을지 4강 진출 여부와 함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대전=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