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하멜 표착지에 '월드컵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의 동상이 세워질 전망이다. 남제주군은 조선 효종4년(1653년) 상선 스페르웨르호(號)를 타고 제주부근 해상을 지나다 안덕면 용머리 해안에 표착했던 헨드릭 하멜 기념사업과 병행, 히딩크 동상 건립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거의 350년 시차를 두고 남제주군과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의 국적이 네덜란드로 같은데다 하멜은 표류기로 우리나라의 존재를 서구사회에 널리 알렸고, 히딩크는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16강→8강 등 계속되는 신화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등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김학인씨 등 일부 주민들이 "선수를 온갖 연고에 의해 선발해 온 고질적 전통에서 탈피하고 특유의 전술과 지도력으로 한국축구를 2002 월드컵 스타로 떠올린 히딩크의 기념비를 하멜 표착지에 건립해야 한다"는 건의도 잇따랐다. 군은 이에따라 히딩크가 단지 한국축구 발전 뿐만아니라 국민 통합과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 내년에 하멜표착 35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중인 하멜상선 재현과 병행, `골에 환호하는 히딩크' 특유의 동상을 세우기로 잠정 확정했다. 남제주군 안덕면 용머리관광지구 해안에는 지난 80년 한국국제문화협회와 네덜란드 왕국해외문화 역사재단이 공동으로 세운 하멜 표착기념비(높이 4m, 폭 6.6m)가 있으며, 군은 내년에 7억5천만원을 투입해 하멜상선(폭 8.3m, 높이 15m, 길이43m)을 재현키로 하고 현재 실시설계를 용역중이다. (서귀포=연합뉴스) 김승범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