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만 진출해도 국민적 인기를 누리며 돈방석에 앉는 다른 팀과 달리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성과에도 미국 축구 대표팀은 '빈털터리' 신세가 여전할 전망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미국이 독일을 격파하고 4강에 오르거나 혹은 결승에 진출해도 미국 대표팀 선수를 광고모델로 삼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축구 대표팀이 광고 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는 이유로 미국경제의 침체와 미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이번 대회가 미국 시간으로 새벽 시간대에 열린다는 점을 꼽았다. 이 가운데 경기 시간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분석이다. 99년 미국에서 열린 여자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웃통을 벗어젖혀 스타덤에 오른 브랜디 채스테인은 미국 시간 토요일 오후에 경기가 열린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 나이키 스포츠 브래지어를 입고 환호하는 채스테인의 모습은 일요일자 신문에도 일제히 실려 축구를 전혀 모르는 미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무지(無知)와 무관심 역시 커다란 걸림돌이다. 미국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축구라는 통계가 있지만 정작 구매력이 있는 어른들은 축구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조차 모른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의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자라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랜던 도너번은 히스패닉계 미국인을 겨냥한 광고 모델로는 적격이라는 것. 미국 메이저리그축구 마케팅 담당 부회장 마크 누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히스패닉계 방송에서는 도노번같은 선수는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