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와 미드필더,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간격을 가능한 좁혀 상대의 정교한 패스를 차단하라" 94년 미국월드컵축구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았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 김호 감독은 20일 당시의 경험을 살려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오를 수 있는 '비책'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김호 감독은 '94미국월드컵 1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나 홍명보를 수비수에서 플레이메이커로 전환하고 하석주, 서정원 등을 교체 투입하는 용병술로 0-2로 끌려가다2-2 무승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었다. "댈러스의 무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무척 힘들었는 데 선수들이 끝까지 잘 싸워 줬다"며 8년전을 회고한 김호 감독은 "그 때와 멤버만 다를 뿐 개인기와 조직력을 앞세운 팀컬러는 같다"고 스페인팀을 정의했다. 즉 "정확한 패스워크를 통해 수비진영을 조금씩 조여오다가 순간적인 돌파로 득점기회를 만들어 내는 게 스페인의 주요 공격패턴"이라는 것. 또 "중앙에 몰려 있는 수비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을 때는 볼을 사이드로 빼 센터링을 시도하고 수비수간 간격이 벌어지면 패스로 중앙을 침투해 온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스페인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김호 감독은 "정교한 패스를 무디게 하는 게 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간간격을 가능한 좁혀야 한다"고 진단내렸다. 이렇게 간격을 좁히면 스페인의 패스범실가 많아져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기가어렵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아울러 "오른쪽 수비수가 공격에 많이 가담하는데 여기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되며 반대로 수비수의 공격가담으로 생긴 틈을 파고 들 경우 우리의 공격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대표선수들의 체력회복 여부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벌이는 혈전을 하면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해야 상대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고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수비가담도 활발해 수비수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김호 감독의 설명이다. (대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