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는 가장 능력있는 선수를 그에게 가장 알맞는 포지션에 기용하는 뛰어난 매니저다."


독일, 영국, 벨기에, 스페인 등 유럽의 내로라하는 축구강국에서 활동중인 100여명의 감독을 배출한 축구아카데미가 소속돼있는 네덜란드 왕립축구협회(KNVB)의 허먼 푸스 홍보실장이 내린 히딩크 감독에 대한 평가다.


네덜란드 축구의 요람으로 네덜란드 남부 제이스트의 한적한 숲속에 축구경기장을 상징하는 모습의 현대식 건물에 자리잡은 KNVB에서 만난 푸스 실장은 축구전문기자 출신.


그는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시절 하키대표팀 감독을 기술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전문가와 뛰어난 선수들을 대표팀 스태프로 합류시켰다"며 "전문가들을 감독진에 기용한 뛰어난 관리자"라고 말했다.


푸스 실장은 "모든 사람의 장점을 살려 맞은 자리에 쓰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장점"이라며 "한국팀에 대해서는 서양선수들을 대적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격려한 것이 가장 큰 기여였다"고 말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을 새롭게 일궈논 것에 대한 언론보도를 많이 읽었다며 "선수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위축되지 않으면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유럽식 감독스타일의 전형으로 한국팀을 가장 크게 개선시킨 점"이라고 말했다.


푸스 실장은 히딩크 감독이 선수로서는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으나 롱패스를 전문의 훌륭한 미드필더였다며 특히 페널티킥의 경우 100개중 1개만 성공하지 못할 정도로 전문가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최강팀인 PSV에인트호벤은 물론 스페인의 발렌시아, 터키의 페네르바스, 미국의 워싱턴디플로매츠 등 해외에서도 활약했었다고 말하고 특히 감독으로서는 에인트호벤을 지난 88년에 네덜란드 국내리그 우승은 물론 유럽클럽선수권대회, 유럽컵대회 우승 등 3관왕으로 끌어올려 스타덤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으로 떠나기전 자신의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던 김용규(金龍圭) 주네덜란드대사도 히딩크 감독이 "자기 철학과 원칙을 갖고 밀고 나가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하고 서열이나 학연.지연보다는 본인 능력에 따라 기용하는 실용주의와 현실주의가 사회적인 가치인 네덜란드에서도 그는 특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소개했다.


푸스 실장은 그러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이 지난 4월 폰 하나험 감독을 영입, 오는 2004년 유럽컵대회까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당분간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에서는 아직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팀을 맡아 세계적인 수준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여러 유명구단에서 영입제의가 있을 것이라며 PSV에인트호벤의 해리 반 라아이지 회장이 포르투갈전 직후 전화로 축하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볼 때 월드컵대회가 끝나면 에인트호벤 감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히딩크 감독이 없는 한국팀의 장래를 묻자 푸스 실장은 한국팀의 잠재력은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팀의 경기스타일을 지켜보니 한국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는 표시가 나며 서양팀들과 대전해서도 지지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긴데다 좋은 조직과 구장, 지원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평가했다.


(헤이그=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