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이운재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최우수 골키퍼에 주어지는 야신상에 도전한다. 역대 월드컵대회 본선에서 2라운드 진출은 커녕 첫 승조차 올리지 못했던 한국축구였기에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들이 노리는 개인상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강호들을 연파하며 나날이 새로운 축구사를 써가고 있는 이번 대회의 야신상 부문에서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는 장점을 인정받아 김병지와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운재의 수상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골키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야신상은 51년부터 71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한 소련의 래프 이바노비치 야신(A매치 78경기.70실점)의 이름을 딴 것으로, 94년 미국월드컵대회부터 철벽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어졌다. 한국의 월드컵 8강 신화 창조의 숨은 주역 이운재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변함없이 골문을 지키며 눈부신 선방으로 실점을 단 2골로 막아 경기당 0.5의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야신상의 강력한 후보로는 8강 대열에 선착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시먼, 독일의 올리버 칸(독일)으로 이들은 4경기에서 1골만을 내줘 0.25의 실점률로 이운재를 앞서고 있다. 당초 강력한 야신상 후보였던 프랑스의 파비앵 바르테즈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데 이어 파라과이의 '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도 16강전에서 탈락해 야신상 경쟁은 사실상 이들간의 3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현재 이운재가 시먼이나 칸에 근소한 차로 뒤지고 있기는 하지만 8강전을 포함해 결승전까지 최대 3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과 한국축구의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본격적인 골키퍼 대결은 이제부터 시작된 셈이다. 특히 `스페인통'으로 널리 알려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4강에 오른다면 야신상은 이운재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8강에 오른 팀 중에서 브라질의 마르쿠스와 터키의 뤼슈틔(이상 3실점.실점률 0.75)가 뒤를 따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