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강 진출 드라마의 주인공 안정환(26)의 주가가 급속도로 치솟고 있지만 정작 소속 구단인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페루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축구 전문사이트 사커리지닷컴(www.soccerage.com)은 안정환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골든골을 뿜어내며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소속 팀인 페루자를 떠나야 할지 모른다고 19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사커리지닷컴은 페루자의 세르세 코스미 감독과 알레산드로 가우치 사장의 말을 단독으로 인용, "페루자 구단이 월드컵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안정환보다는 다른 스트라이커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스미 감독은 "안정환은 해야 할 임무를 충분히 수행했고 나무랄데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탈리아 축구에 맞는 조짐이 보여야 한다. 나는 아직도 (안정환보다는) 파비오 개티(페루자 스트라이커)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가우치 사장은 "안정환이 훌륭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구단은 그를 남길 지 떠나게 할 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결정은 6월30일 이전에 내려질 것이다. 우리에게는 5명의 스트라이커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정환이 미국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후 세리에A 소속클럽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4곳이 안정환의 영입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 매니지먼트사 티그리폰(T-griffon)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한 클럽 스카우트는 한-미전을 직접 관전하며 안정환의 플레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나 안정환이 만일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페루자의 부름을 받지 못한다면 일본의 영웅 이나모토 준이치(23.아스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아스날은 2002-2003시즌을 앞두고 이나모토와의 재계약을 포기, 방출대상 명단에 올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의회(PFA) 공식 사이트에 공시했다. 아스날이 버린 이나모토에 대해서는 프리미어리그 중하위팀 풀햄이 손짓을 보내고 있다. 월드컵에서의 대활약으로 안정환이 유럽 빅리그 무대에서 입지를 굳힐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