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공포를 떨쳐라.' 한일월드컵에서 8강대열에 합류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부터 두차례 찾아온 페널티킥 득점 찬스에서 어이 없는 실축을 하면서 페널티킥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로 떠 올랐다. 한국은 지난 10일 미국전에서 이을용이 전반 40분 만회골을 기록할 수 있었던페널티킥을 무산시킨데 이어 18일 이탈리아전에서는 안정환이 전반 5분만에 얻은 페널티킥을 다시 놓쳐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찬스를 날려버렸다. 둘다 약속이나 한 듯 골문 왼쪽을 노렸지만 강도가 약해 상대 골키퍼에게 잡히는 등 상황도 매우 비슷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에 대해 이을용과 안정환 모두 PK연습때면 잘 차던 선수여서 믿고 맡겼는데 실수를 했으며 그 또한 게임의 일부라고 자위했지만 실수가 계속되면서 선수들이 다시 그런 상황이 왔을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하다. 우선 전문가들은 월드컵무대에 처음 나서는 이을용과 안정환이 중요한 대목에서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 나머지 자신있게 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을용이나 안정환 모두 승부차기의 기회가 많은 K리그에서 페널티킥의 실전 경험은 많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적인 골키퍼를 상대한다는 부담감은 킥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던 것으로 보인다. 또 기술적으로는 둘의 킥이 아예 높거나 땅볼로 깔리지 않은 가운데 처리하기쉬운 어정쩡한 높이로 날아와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자연스러운 동작에 걸렸다는 점과 인사이드킥에 가깝게 차느라 강도가 약했다는 점을 지적받는다. 결국 11m앞에서 폭 7.3m의 골대를 겨냥하는 까닭에 키커가 골키퍼와의 대결에서절대적으로 유리한 페널티킥 상황이었지만 둘다 정확성과 강도 두마리 토끼 중 어느것도 잡지 못했다는 것이 `패인'이었던 것. 그리고 골키퍼와의 치열한 눈치싸움인 페널티킥에서는 정상적인 스텝을 밟으면서도 골키퍼를 속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한국선수들은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일상적으로 받아들일 강팀들과 달리 이같은 `세기'를 집중연마할 여유가 없었다는점도 문제였다. 한편 김종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키커가 볼과의 거리를 좀더 멀리 가져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노련한 키커는 도약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골키퍼가자기가 차려던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킥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는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맞설 골키퍼는 앞선 프리덜(미국)이나 부폰(이탈리아)에 비해 경험은 적지만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줬듯 페널티킥 막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샛별' 이케르 카시야스. 또 다시 페널티킥 기회를 얻는다면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누가될 지에 관심이모아진다. (대전=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