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10위 이내 강호들이 줄줄이 떨어져나가 '랭킹 파괴' 현상이 두드러졌다. 18일 이탈리아(6위)의 탈락으로 8강까지 살아남은 10위권 국가는 브라질(2위)과 스페인(8위) 등 단 2개국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랭킹 10강의 수모는 지역예선부터 시작돼 콜롬비아(4위), 네덜란드(9위), 유고(10위)가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도 2라운드 진출을 의심하지 않았던 세계랭킹 1위 프랑스가 42위 세네갈에 일격을 당한 데 이어 20위의 덴마크에 패배, 탈락하면서 '상위 10걸'의 망신행진을 본격화됐다. 브라질과 공동 2위에 올라 있으며 이번 대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아르헨티나도 '죽음의 조' 탈출에 실패, 프랑스에 이어 귀국 보따리를 쌌다. FIFA 랭킹 5위 포르투갈도 13위의 미국에 첫 경기를 내준 데 이어 40위의 한국에게 무기력하게 패배, 세번째 희생양이 됐다. 조별리그에서 최상위 3개국이 떨어져 나간 데 이어 16강전에서도 FIFA 랭킹 10위권 강호들의 생존은 쉽지 않았다. 7위 멕시코가 한 수 아래로 여기던 미국에 덜미를 잡혀 나가 떨어졌고 이탈리아 역시 8강 문턱에서 쓰러졌다. 이같은 '랭킹파괴' 현상은 '변방'으로 취급받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선두주자 한국과 세네갈의 돌풍이 주도했다. 한국은 10강 가운데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상위 2개팀을 녹아웃시켰고 세네갈은 1위 프랑스를 잠재웠다. 스페인마저 꺾는다면 한국은 세계 랭킹 10위권 팀에게는 '저승사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게 된다. 한편 한국을 상대하는 스페인이나 잉글랜드(12위)와 맞붙는 브라질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이번 대회 4강은 세계랭킹 10위권 국가가 한팀도 남지 않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