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8강신화를 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에는 단순한 기쁨보다는 한국팀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히딩크식전략과 용병술을 배우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는 비장함이 서려있다. 쇄신파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축구가 준 교훈은 치밀한 전략을 세워 개혁의방향으로 일관되게 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고 중진 의원들은 "`이제 정치만 잘하면 된다'는 비판에 정치권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자성론'을 폈다. 노무현(盧武鉉) 후보 정무특보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유능하고 냉철한 전략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상황 파악이 한발짝씩 늦는 바람에 노풍으로 얻은 국민의 지지를 너무 쉽게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개혁과 국민통합이라는 `노무현 정신'을 국민에게 전파하고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히딩크처럼 강점인 개혁의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실력 위주의 선수 기용과 과학적인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히딩크의 비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을 놀랍도록 변모시킨 것은 선수들의 저력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라며 "정치권도 국민이 가진 저력을 발굴해내는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규(金德圭) 의원은 "반칙하면 퇴장당하는 원칙이 정립되고, 변화와 개혁의발목을 잡는 부패 문제가 말끔히 청산되면 정치권도 축구경기장처럼 국민의 응원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