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환희의 1백17분.' 선취골을 내주고 피말리는 추격, 경기종료 직전 동점골, 연장 후반 극적인 역전승. 태극전사가 18일 이탈리아를 물리친 경기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긴 탄식과 안타까움을 환희로 뒤바꿔 놓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은 연장 후반 11분 안정환의 골든골로 우승후보 이탈리아에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기록하며 8강고지에 태극기를 꽂았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첫승, 16강에 이은 8강의 신기원을 열었다. 태극전사들을 태운 '붉은 전차'는 월드컵 무패(無敗)의 신화를 일구며 4강을 향해 다시 힘찬 진군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전반 시작하자 마자 한국은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안정환이 실축, 득점찬스를 놓쳤다. 곧바로 이탈리아에 선취골을 허용, 후반 종료직전까지 리드당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열릴듯 열릴듯 하면서도 열리지 않던 이탈리아의 골문은 경기종료 직전에 흔들렸다. 설기현이 통쾌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초조함은 환호로 뒤바뀌었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연장전에 공격진을 5명이나 세우는 총력전을 펼치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영표의 센터링을 받은 안정환이 역전 헤딩골을 성공시킨 것은 연장 후반 11분. 1백17분간의 대접전은 이렇게 한국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은 물론 전국이 환호성으로 뒤덮였고, 외국언론은 '월드컵 역사상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며 한국의 승리를 긴급타전하기 시작했다. 아주리군단에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기록한 태극전사는 22일 스페인과 4강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