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승리는 파란이 아니라 실력입니다", "한국은 일본에게도 희망과 꿈을 주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18일 자국 대표팀이 터키에 0-1로 패배, 탈락한 아쉬움과 미련도 잠시 잊은 채 한국-이탈리아간 각본없는 축구드라마를 지켜보며 한국을 열렬히 응원했다. 방송들은 경기시작전부터 "일본 몫까지 싸워달라"고 진심으로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장전 후반 안정환의 헤딩 슛이 이탈리아 골넷을 가르자, 일본언론은 일제히 "스고이(멋지다)"를 연발하며 "오메데토 간코쿠(축하합니다 한국)"라고 공동개최국인 한국의 승전을 축하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하던 일본 아사히TV진행자는 골든골이 들어가자 감동과 흥분에 목이 메인 듯 "한국 8강 진출입니다"는 짧은 말을 제대로 끝맺지도 못한 채 한국의 승리에 감동하는 모습이었다. 또 일본의 중계팀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후반 중반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들을 집중 투입한 점에 주목, "감독의 전술이 탁월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사히TV는 이례적으로 경기종료 이후에도 20여분간 한국팀의 뒤풀이 모습 등을 내보내면서, "감동적인 경기였다"고 되풀이해서 이날 경기의 감상과 여운을 일본 국민에게 전했다.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팀이 보여준 불굴의 투지, 붉은색으로 대전경기장의 관중석을 가득메운 응원단의 정열, 히딩크 감독의 과감한 전략 등이 이번 한국팀의 승리를 견인한 요인들이라며, "한국민 전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언론들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8강에 진출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한국이 신화를 재현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 요미우리 등 일본의 주요 신문은 이날 경기 종료후 곧바로 인터넷판에"한국 8강진출, 골...골..."등의 제목을 달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날도 도쿄의 신주쿠 오쿠보거리에서는 한국의 교민과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팀의 승리를 열렬히 성원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