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16강을 통과한 팀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8강전에서 '진검승부'를 벌일 경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강전 첫 경기는 오는 21일 오후 3시30분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브라질-잉글랜드전. 프랑스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들이 일찌감치 탈락한 상황에서 이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삼바 축구' 브라질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압도한다. FIFA 랭킹은 브라질이 2위,잉글랜드는 12위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전력만으로도 브라질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다. 호나우두는 예선과 16강전에서 5골,히바우두는 4골을 넣었다. 드리블이 발군인 호나우디뉴는 폭발적인 돌파력과 날카로운 패스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다. 특히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는 4게임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해 있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브라질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선방하고 있다. 이제까지 경기에서 3실점했지만 주전 수비수를 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2실점한 것을 감안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살아나는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별리그에서는 2득점으로 골 가뭄에 시달렸으나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는 3골을 몰아넣었다. 포백라인을 즐겨 쓰는 수비는 4게임에서 1골만 내줬을 정도로 안정돼 있다. 같은날 저녁 8시30분 울산에서 열리는 독일-미국전은 쉽사리 승자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이 예상된다. 양팀의 전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대회 전만 해도 '녹슨 전차'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별볼일 없는 전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젊은 선수와 노장 간의 완벽한 조화를 뽐내며 '우승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 미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한국 덕에 어부지리로 16강에 올랐지만 비즐리,도너번,레이나 등 미드필더들의 체력과 스피드는 독일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반면 게임이 풀리지 않으면 후반 선수들의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