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2-0이었지만 브라질이 예상보다 훨씬 고전한 경기였다. 경기전 모든 사람들의 예상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브라질이 얼마나 멋진 내용으로 몇점차의 승리를 거둘까에 모아졌었다. 그러나 '원조 붉은악마' 벨기에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탄탄한 수비로 브라질의 파상적인 공세를 막아낸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브라질의 배후를 노린 벨기에의 이날 작전은 의외로 효과를 발휘하며 경기를 팽팽하게 이끌었다. 전반전은 브라질이 주도했다. 전반 9분 브라질은 상대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왼발의 마술사'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왼발로 강슛을 쏘았지만 공은 골대위를 살짝 비켜갔다. 18분에는 호나우디뉴가 올려준 공을 '돌아온 황제' 호나우두가 오른발로 감아찼으나 이번에도 공은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외면했다. 밀집수비로 브라질의 공격을 막아내던 벨기에는 35분 브라질진영 오른 편에서 한번에 띄어준 센터링을 골게터 빌모츠가 헤딩슛,골로 연결시켰지만 주심은 파울로 벨기에의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반 주춤하던 벨기에는 후반들어서자 총반격으로 브라질의 문전을 위협하고 나섰다. 7분 빌모츠의 왼발 터닝슛에 이어 9분 음펜자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잇따라 슛을 날렸지만 브라질 GK 마르쿠스의 선방에 막혔다. 기다리던 첫골은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의 발끝에서 나왔다. 22분 호나우디뉴의 패스를 받은 히바우두가 가슴으로 한번 트래핑 한 뒤 쏜 슛은 그토록 견고하던 벨기에의 골문을 깨끗하게 갈랐다. 브라질의 두번째 골은 호나우두가 터뜨렸다. 벨기에 진영 오른편을 파고들던 클레베르손이 중앙으로 띄어준 볼을 쇄도하던 호나우두가 가볍게 왼발슛,벨기에의 골문을 흔들었다. 호나우두는 이날 득점으로 모두 5골을 기록,독일의 클로제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로 뛰어 올랐다. 호나우두는 특히 이날 골로 경기마다 한골씩 넣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켜 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