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밀어내고 '죽음의 관문'을 당당히 1위로 통과한 '북유럽의 맹주' 스웨덴. 월드컵 처녀 출전국으로 개막전에서 세계최강 프랑스를 1-0으로 침몰시키며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검은 사자' 세네갈. 16일 일본 오이타에서 벌어진 이들 두팀의 대결은 경기의 승패여부를 떠나 축구의 묘미와 박진감을 한껏 보여준 명승부였다. 경기초반은 스웨덴의 리드. 북유럽 축구 특유의 조직력과 기동력을 앞세운 스웨덴은 전반 3분 망누스 스벤손의 강력한 왼발슛을 시작으로 세네갈 문전을 세차게 공략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은 11분 얻은 코너킥으로 먼저 골을 뽑아냈다. 세네갈 문전 왼편에서 날아온 볼을 스웨덴의 새로운 '해결사'로 자리잡은 헨리크 라르손이 비호같이 달려들며 머리로 집어 넣은 것.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많은 위기를 선방해 냈던 세네갈의 GK 토니 실바도 꼼짝못할 정도로 완벽한 골이었다. 그러나 실점이후 세네갈의 반격은 무서웠다. '연쇄 살인범' 엘 하지 디우프가 끊임없이 스웨덴의 왼쪽을 파고들며 기회를 노리던 세네갈은 36분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디우프의 패스를 받은 앙리 카마라가 가슴으로 한번 트래핑 한 후 스웨덴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카마라의 발을 떠난 공은 스웨덴 문전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정확히 꽂히며 1-1 동점이 됐다. 기세가 오른 세네갈은 4분 뒤 이번에도 카마라가 문전에서 회심의 헤딧슛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스웨덴은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지만 게임 메이커인 프레드리크 융베리가 빠진 공백이 커 보였다. 주장 파트리크 안데르손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스웨덴으로선 아쉬웠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