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이냐 삼각편대냐.' 한국 축구대표팀과 18일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하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공격진 구성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한국이 미드필드에서의 강력한 압박과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며 세계 최고로 꼽히는 포르투갈의 공격력마저 무력화함에 따라 이탈리아의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이 공격수 숫자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에콰도르와 크로아티아전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와 플레이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를 투톱으로 가동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투톱이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며 2골을 합작해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상대의 반칙 유도와 오프사이드 트랩에 번번이 걸리며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투톱으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트라파토니 감독은 멕시코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필리포 인차기까지 투입해 '비에리-토티-인차기' 삼각편대를 운영했다. 공격진의 숫자를 늘리기는 했지만 전반과 후반 중반까지 1골도 따내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토티를 빼고 델 피에로를 투입하고 나서야 겨우 동점골을 터뜨려 간신히 16강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조별예선 결과만 놓고 보면 공격수가 2명이든 3명이든 이탈리아의 공격력이 무뎌진 것은 명백한 사실. 이탈리아 언론들은 하지만 한국전에서는 삼각편대를 운영해 공격의 고삐를 옥죄어야만 승산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지난 15일 천안 국민은행연수원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한국전 공격진 구성을 위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보기도 했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그러나 삼각편대에 확고한 신뢰를 보낼 수 없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조별리그에서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비가 여러 차례 흔들리는 것을 목격한데다 한국의 공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수비 숫자를 줄이고 공격에 치중하다가는 역습에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삐걱거리며 16강에 오른 이탈리아가 한국전에서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