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4강 감독이냐, 아니면 이탈리아리그7회 우승 감독이냐.'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은 국제축구계에서`둘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명장들의 대결로도 관심이 높다. 거스 히딩크(55) 한국감독과 조반니 트라파토니(63) 이탈리아감독은 풍부한 야전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술과 뛰어난 용병술을 발휘하고 있어 `벤치싸움'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98년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끌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트라파토니 감독은 월드컵을 뺀 모든 종류의 우승트로피를 만져 본 우승제조기여서이들의 지략대결은 한 치 앞도 예측이 어렵다는 게 객관적인 분석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선수 시절은 많이 달랐다.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리그에서 그저 그런 미드필더로 16년간 활동한 반면 트라파토니 감독은 이탈리아 최고명문으로 꼽을 수 있는 AC밀란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일구기도 했다. 특히 트라파토니 감독은 물 샐 틈없는 수비로 `그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비슷한 길을 걸어 왔다. 히딩크는 82년부터 네덜란드의 그라프샤프에서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 2년뒤에는 네덜란드의 명문 PSV에인트호벤으로 옮겼으며 다시 2년 뒤에는 감독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감독으로 승진한 첫 시즌에서 네덜란드 리그를 제패한 것을 시작으로 세시즌 연속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면서 국제축구계에 이름을 알렸다. 네덜란드대표팀을 맡은 것은 95년부터이며 96년유럽선수권대회에서 8강에 오른데 이어 98년프랑스월드컵대회에서는 4강까지 진출했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지도자 경력에서도 히딩크 감독을 다소 압도한다. 73년 AC밀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리그 우승 7회, 컵 대회 제패 2회를 기록했으며 유럽 3대 컵(챔피언스컵, 컵위너스컵, UEFA컵)을 석권하기도 했다. 인터밀란,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 피오렌티나 등 명문클럽을 두루 지도하다유로2000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이밖에 히딩크 감독과 트라파토니 감독은 나란히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공통점이있다. 한국축구의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미 달성한 히딩크 감독은 강한 압박축구로 미드필드를 장악한 뒤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좋아하며 트라파토니 감독은 수비축구로 이름난 이탈리아축구를 공격위주로 탈바꿈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는 스타팅라인업이나 포메이션 등과 관련해 자주 연막을 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닮은 꼴' 감독의 지략싸움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