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공격수 정환(페루자)의 조련과 관련된 `비밀 아닌 비밀'(?)을 실토했다. 지난 3월 유럽전지훈련 선수 명단에서 안정환을 제외시켰다가 며칠 만에 다시 포함시켰던 히딩크 감독은 15일 인천문학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가진인터뷰에서 당시 안정환을 탈락시킨 것이 다분히 의도적이었음을 시사한 것. 히딩크 감독은 "그가 세리에A 팀에 소속돼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에 거의 나서지못했던 만큼 빅리그 경력이 있다고 말할 수 조차 없었다"며 "어제 (90분을 소화한) 그는 오랜만에 경기에서 피로를 느껴봤을 것"이라는 신랄한 언사와 함께 과거 안정환이 과대포장돼 있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나는 안정환을 바꾸기 위해 그를 강하게 다뤘고 가끔 무시하는 방법을 써가며 내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며 "결국 그는 자신과 팀을 위해 뭘해야 할 지를 스스로 깨달은 뒤 열심히 했고 그 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실 히딩크 감독이 안정환을 탈락시켰다가 다시 뽑았을때 언론은 충격요법의 의도가 있었음을 대충 감지했지만 이날은 히딩크 감독 스스로 고도의 계산이 있었음을 간접 시인한 셈. 잘생긴 외모와 국내 다른 선수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던 안정환은 체력적인 결함과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 자세 등을 지적받았지만 높은 인기에 안주한 탓인지 그동안 자기 쇄신을 하지 않았던게 사실. 히딩크 감독은 그런 스타의식을 고치기 위해 그에게 탈락통보를 하기도 했고,그가 체력측정에서 합격점을 받고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체력문제때문에 풀타임은 힘들다"는 말을 언론에 흘리며 투지를 자극했던것. 결국 히딩크 감독은 전날 포르투갈전에서 안정환이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는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를 향한 특별한 뜻이 있었음을 공개하면서 모진 수련을 마친 제자에게 `하산' 명령을 내리는 듯 했다. (인천=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