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전만해도 우승후보로 꼽히던 강호들이 줄줄이 16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일본이 손색없는 내용으로 16강 진출을 이룩하자 이제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일본국가대표이자 일본프로축구(J리그) 요코하마FC의 오쿠데라 야스히코(奧寺康彦) 단장은 "일본의 현재 전력과 기세라면 충분히 강팀을 쓰러뜨릴 수 있다"며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4강진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오쿠데라 단장은 16강전에서 맞붙을 터키에 대해 "중원에는 개인기가 뛰어난 일디라이 바슈튀르크가, 최전방에는 강력한 스트라이커인 하칸 슈퀴르가 버티고 있다"며 "터키는 조별 3차전에서 상대했던 튀니지와 비슷하지만 박력이나 모든 면에서 훨씬 위험한 상대이고 벨기에, 러시아보다도 한수 위"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얼마든지 공략할 수 있다"고 공언한 그는 "일본은 경기를 치를수록 내용이 좋아지고 있어 기본적으로 전술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단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고 상대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공격면에서는 "상대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공격, 특히 측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후반전 20분대까지 0-0 스코어가 유지된다면 모리시마를 투입해 성과를 거둔 튀지니전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카타 히데토시, 오노 신지, 이나모토 준이치, 나카타 고지 등 청소년시절 세계 최고수준의 경기를 직접 경험한 대표팀의 핵심멤버에 대해 그는 "깜짝 놀랄 정도로 침착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며 "실력이야 일본에 후한 점수를 주더라도 50대 50이지만 경기 때마다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홈의 이점을 고려하면 이길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터키를 꺾으면 스웨덴-세네갈전의 승자와 8강전을 치르게 되는데 세네갈은 개인기, 신체능력, 조직력을 두루 갖추고 있고 스웨덴은 견고한 수비와 예리한 역습을 특기로 하는 등 실력은 일본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세 팀 모두 그다지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터키에 이기면 4강 또한 꿈만은 아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시이 요시노부(石井義信) 전국가대표팀 감독은 "터키는 확실한 유럽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미스타일도 아닌 중간형으로, 아시아적 분위기도 가지고 있는 의외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며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8강이면 잘한 것"이라고 다소 냉정한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감독의 지시 이상의 기량을 발휘해주고 있으며 젊음이 넘치고 경험이 풍부한 팀"이라고 몰라보게 성장한 대표팀을 칭찬하면서 "다음 월드컵이 기다려진다"며 벌써부터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