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선수들의 개인기는 좋지만 조직력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한국이 포르투갈전에서처럼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앞두고 일본에서 경기를 갖는 팀들을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기술위원 및 감독 8명을 일본에 급파했다.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으로 불리는 이들은 2인 1조로 구성돼 일본에서 열리는전 경기를 직접 보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주된 임무다.

일본프로축구 2부리그 오이타 트리니티에서 지도자생활을 하고 있는 황보관 감독도 한국여자청소년대표팀의 진장상곤 감독과 함께 한 조로 움직였으며 지난 13일 이탈리아가 힘겹게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던 멕시코와의 경기를 지켜봤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스페인전에서 대포알슛으로 골을 넣기도 했던 황보관 감독은 한국의 16강 상대인 이탈리아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결론지었다.

다음은 15일 오이타에 머물고 있는 황보관 감독이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밝힌 이탈리아의 전력이다.

▲수비

이탈리아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기가 뛰어나다. 그만큼 1대 1에서 한국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조직력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一자' 스리백(3back)을 활용하며 카테나치오(빗장수비)라는 명성을 얻었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수비시에는 측면 미드필더들이 수비라인에 가세해 파이브백(5back)으로 전환해 탄탄한 수비를 펼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수비는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선수들이 노령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공격시 미드필더들이 전진하면서 생긴 측면의 공백을 수비수들이 메우지 못한다.

이탈리아의 허점은 바로 이 때 생긴다.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으로 생긴 틈을 빠르게 파고 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미드필드

미드필드에는 5명이나 투입되지만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압박하지는 못한다.

이는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빨리 수비라인에 가담해 버리기 때문이다.

상대 공격수들이 미드필드 깊숙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내 버려 둔다는 느낌도 받았다. 시종일관 밀리는 게임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미드필드에 체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포진시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탈리아와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이 지금처럼만 한다면 공격의 고삐를 쥐는 것은 쉬울 것으로 보인다.

▲공격

이탈리아 공격수들은 무섭다. 기술은 물론이고 높이와 스피드, 힘이 뛰어나다. 한국의 수비수들이 잠깐이라도 긴장을 늦췄다가는 실점하기 좋다.

이탈리아는 비에리와 인차기, 델피에로 등을 최전방에 내세워 주로 역습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치는 데 마치 잔뜩 움츠렸다가 멀리 뛰는 꼴이다.

패스도 수비지역, 미드필드를 가리지 않고 길게 길게 나온다. 비에리, 인차기 등은 수비수보다 한 발짝 앞서 볼을 따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볼을 잡은 뒤에는 놀라운 스피드와 개인기로 골문을 향해 돌진해 들어와 슛까지 연결한다.

한국의 수비수들은 항상 기습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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