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올리사데베는 폴란드축구대표팀의 핵심 전력. 나이지리아 출신의 올리사데베는 예지 엥겔 감독은 물론 폴란드 대통령까지 나서 귀화를 추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폴란드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폴란드가 애써 시민권을 주고 대표팀에 영입한 것은 올리사데베가 흑인 특유의유연한 몸놀림속에 골문 앞 순간스피드와 개인기가 좋고 무엇보다 찬스를 잡으면 반드시 골로 연결하는 '킬러'의 본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폴란드 국기를 가슴을 달고 2000년 8월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올리사데베는 자신의 기량을 인정해 준 '제2의 조국'에 보답하듯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맹활약하며 폴란드를 16년만에 본선 무대에 올렸다. 180㎝, 70㎏의 체격을 지닌 올리사데베는 당시 9경기에 출전, 8골을 넣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뽐내 '영웅'의 칭호를 얻었고 폴란드는 자동진출국인 프랑스를 빼놓고 유럽에서 가장 먼저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 때문에 폴란드에서는 올리사데베가 70년대 꽃피웠던 폴란드축구의 중흥기를재현할 것으로 굳게 믿었고 한국, 미국 등 조별리그 상대들은 그를 경계대상 1호로주저없이 꼽은 게 사실이다. 올리사데베는 개막전 팀 훈련에서도 빠른 중앙 돌파에 이은 강력한 슈팅 등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컨디션도 정점에 달해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 스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됐다. 더욱이 한국전을 앞두고 임대로 뛰었던 소속팀과 완적 이적이 성사됐다는 낭보를 들어 기운도 샘솟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올리사데베는 자신의 공격스타일을 철저히 연구한상대팀의 그림자 수비에 걸려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게 사실이고 이 때문에 폴란드는 2경기 연속 패배,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날 올리사데베는 전반 2분 천금같은 첫골을 넣음으로써 골잡이의 면모를 과시한 것은 물론 그 동안의 부진도 깨끗하게 털어냈다. (대전=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