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은 '2002 한일 월드컵축구'와 '6.13 지방선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북측 참가자들은 '월드컵 대회'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 등 남측에서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듣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청년학생 대표로 참가한 평양의 한 대학 5학년 여학생은 "나는 축구보다 탁구를 좋아합니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남측에서) 축구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안내원은 한국이 속한 D조의 각 팀을 일일이 거론하며 "어느 팀이 가장 세느냐" "남측이 16강에 오를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남북 태권도 교류 협의차 평양에 체류하다 이번 축전에 참가한 충북 청원군 충청대학 남북태권도연구소 오노균 소장은 "북측 사람들은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색은 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열리는 한-포르투갈전 남북 공동 응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측 반응이 시큰둥해 결국 남측 대표단만 대형 스크린을 보며 열띤 응원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에 줄 선물로 한국대표선수 유니폼, 이번 월드컵 대회 공식축구공인 피버노바, 응원시 입을 붉은색 티셔츠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숙 휴양소 바로 옆인 현대아산 온정각 식당 통로에는 '16강 기원 낙서판'이라는 백지 게시판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16강 진출 축하해요. 하느님이 도와줄거예요', '북 아리랑 축전, 남 월드컵 성사', '히딩크 당신의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세요' 등의 글을 써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측 참가자들은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남측 정치 상황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듯 "한나라당이 정당투표(정당선호 투표)에서 어느 정도 승리했나",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고 물었다. 특히 일부 참가자는 "정권이 교체되면 대북정책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고 묻는 등 남한 정치상황 변화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금강산=연합뉴스) 김귀근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