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조별 예선리그를 거쳐 16강에 합류한 팀들 중 상당수는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등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들이 고배를 마시자 더 높은 고지로 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팀들은 내친 김에 '천하통일'까지 이루겠다며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스웨덴과 덴마크 아일랜드 등도 지명도에서는 뒤지지만 조별 예선리그에서 드러난 전력을 볼 때 충분히 우승후보 자격이 있다는 입장이다. 또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세운 세네갈과 '투르크 전사' 터키도 또 다른 이변을 기대하며 16강전을 준비하고 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예선을 거치며 주가를 더 높였다. 삼바 축구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과 매끄러운 경기 진행,어느 곳에서든 골문을 향하는 스트라이커들의 유연한 슈팅은 보는 이들이 축구의 진수를 느끼도록 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세네갈은 탄력과 속도를 앞세워 적진을 유린하는 스타일.미드필더에서 공격진영까지 순식간에 돌파하는 플레이가 압권이다. 독일과 스페인도 화끈한 공격력으로 8강 고지를 노리는 팀들이다. 양커와 클로제를 앞세운 독일은 예선리그에서만 11골을 뽑아내며 팀 면모를 일신했다. 당초 8강에 오르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운만 좋으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평이다. 예선리그에서 매경기 3골을 기록한 스페인은 '무적함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월드컵 무대에 약해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 들어 라울과 모리엔테스를 앞세운 공격력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멕시코와 이탈리아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 등은 철저하게 실속형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로 분류된다.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탄탄한 조직력으로 봉쇄한 후 전방 스트라이커에 주어지는 찬스를 실수 없이 골로 연결시키는 효율적인 플레이가 먹혀들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