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40대 남자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를 기도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낮 12시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이모(45.주거부정)씨가 `이승에 계신 붉은 악마 여러분께'란 편지지 1장짜리 분량의 유서를 남긴채 분신자살을 기도, 침례병원으로 긴급후송됐지만 전신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하다. 목격자 조모(61.서울 강남구 수서동)씨는 "이씨가 백사장위에 촛불을 켜고 바다를 향해 절을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몸에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님 이하 선수들의 땀, 눈물, 열광적인 함성, 첫 승의 기쁨, 제 생애 가장 큰 생일선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부터 남미, 유럽의 높고도 높은 벽을 넘어야하니, 또 언젠가는 기필코 넘어야 될 것이고 해서, 조급한마음에 이길을 택한다"며 "저는 영혼이 되어 12번째 선수가 되서 꼭 필승 코리아가 되도록 힘껏 뛰겠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구급차로 후송되는 과정에서도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는 119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라 정신분열증 환자일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유서를또박또박 써내려간 점으로 미뤄 한국팀 승리를 향한 강박감에 따른 우발적 자살기도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sjh@yonhapnews.co.kr